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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18.11.28 병원, 신발, 과식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미친듯이 내리고 있었다. 거리가 하얗게 변해 있는 것을 보니 걱정이 앞섰다. 열 시 반에 병원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홉 시 반에는 맞추어 일어나려고 했는데, 긴장이 됐는지 아홉 시부터 눈을 떠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외국에서 병원을 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게다가 돈이 얼마나 나올지 몰랐으니까. 결국 전 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준비를 마쳐서 숙소를 나왔다. 온 도보가 눈에 덮여 있었다. 지도상 병원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였다. 직진 동선이 대부분이어서 출발할 때만 해도 걱정이 없었다. 걱정했어야 했다. 바람이 무척이나 셌고, 눈이 그칠 것 같더니 그치지 않고 다시 펑펑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모자도 쓰고 장갑과 목도리까.. 2022. 2. 17.
[일기] 2018.11.27 첫 루마니아 음식, D, 스마트TV 느즈막하게 일어나려 했지만 같은 방 사람들이 문을 열고 다니고, 미친듯이 부시럭대는 데다 대화도 해대서 생각보다 일찍 눈을 떴다. 주방에는 조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1박 9유로에 조식이라니... 조금 감동받았다. 빵과 토마토, 오이, 삶은 달걀, 버터, 잼, 치즈, 요거트가 있었다. 완벽했다. 아침을 먹고 씻은 후 조금 밍기적대다가 휴게실에 있는 TV를 켰다. 어제 D가 말하길, 스마트TV라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오버워치를 하는 사람을 본 것이 생각이 나, 한참을 찾아봤지만 실패했고 결국 유튜브를 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지루해져서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밖은 조금 추웠다. 도시 부쿠레슈티는 회색 빛깔이었다. 사람들은 다들 잔뜩 껴입어서 둥글둥글하고, 길바닥에 앉은 몇 .. 2021. 9. 22.
[일기] 2018.11.26. 루마니아의 추억 - 첫 날 밤새 비는 계속됐다. 자기 직전과 새벽에 누가 체크인을 해서 몇 번 잠에서 깼고, 4시 반에 못 일어날까 두려웠는지 선잠을 잤는지 4시에 일어나 오 분마다 시간 체크를 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끄고 살금살금 방을 나왔다. CIA 공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었다. 우버를 불렀는데 무서운 건 마찬가지였다. 새벽이라 그런가, 24유로로 공항까지 갈 수 있었다. 그래도 돈이 아깝긴 했다. 공항은 정말 코딱지만큼 작았다. 아무리 작게 설계된 공항이라도 그렇지, 로마가 얼마나 관광객이 많이 찾은 곳인데... 유럽 내부에서 왔다갔다하는 비행기를 수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코딱지만 했다. 가고시마 공항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5시 15분까지 공항에 도착하라더니, 위즈에어 놈들은 6시가 다 되어서.. 2021. 6. 20.
[일기] 2018.11.25. 비 많이 오고, 농협카드 결제 오류, 사오윤과의 점심 비는 계속됐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일찍 일어나 눈 뜨자마자 남동생한테 어제 부탁했던 카드결제를 해봤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시도도 안 했단다. 7시간 동안 뭘 한 건지. 짜증이 났지만 어차피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내버려 두었다. 주방으로 가니 샤오윤이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바로 컴퓨터를 켰다. 로마를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하기 위해서, 빨리 루마니아로 넘어가기 위해서... 이번엔 하나카드를 들고 시도했다. 국제학생증용으로 만들었던 하나은행 체크카드는 마스터카드 가맹이었다. 결제창을 켜고 또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설치 자체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음 버튼만 연달아 클릭했다. 어쨌든 진행은 되었다. 일반 결제.. 2021. 6. 20.
[일기] 2018.11.24. 비, 방광염, 사람들, 보험사, 진료비 비가 많이 내렸다. 방광염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 오전에는 숙소를 나가지 않고 방에 남아 보험사에 연락을 했다. 월요일에 소변 관련해서 병원을 잡아줄 수 있냐고 물었다. 처음엔 전화를 했고, 그다음부터는 메일로 연락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생각보다 메일 답장도 빨랐다. 그러나 비뇨기, 여성 질환 관련해서는 진료비 지급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을 받았다. 이 이상 진전될 것 같지 않아 숙소를 나왔다. 갑자기 비가 많이 왔다가 다시 또 그쳤다. 배가 고파서 근처 맥도날드에 들어가 긴 줄을 기다려서 음식을 받았다. 포켓몬 게임 영상을 보면서 맛이 없는 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에 온 것을 후회하면서 먹은 것을 치우는데, 어떤 남자애랑 부딪혀서 사과했다. 그러더니 그 자식은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아채고는 자기 무리들.. 2020. 11. 29.
[일기] 2018.11.23. 바티칸, 똥맛 봉골레 오늘은 바티칸에 갔다. 느지막이 어제처럼 나왔다. 아침에 중국 출신 아줌마가 체크아웃했다. 사실 샤워하러 들어가기 전에 내가 거의 나가려는 걸 보고 인사를 했다. 그분은 마지막까지 따뜻했다. 명함을 드리지 못한 게 아쉽다. 바티칸까지는 지하철을 탔고, 지상으로 나와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에게 붙잡혔다. 바티칸 일일 여행권을 파는 홍보맨이었다. 진짜 괜찮은 조건이라며 박물관과 시스테나 성당까지 볼 수 있다며, 가이드와 패스트 티켓에 대해 설명했다. 근데 56유로였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서 계속 서서 음, 음, 하며 망설였다. 그가 내 예산이 얼마냐고 자꾸 물어보길래, 나는 40유로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그 가격에 해주겠다며 컨펌했다. 사무실에 나를 데려가려는 것을 따라가.. 2020.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