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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장기/배낭여행(2018-2019)

[일기] 2018.11.24. 비, 방광염, 사람들, 보험사, 진료비

by 해바라기 씨 2020. 11. 29.

 비가 많이 내렸다. 방광염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 오전에는 숙소를 나가지 않고 방에 남아 보험사에 연락을 했다. 월요일에 소변 관련해서 병원을 잡아줄 수 있냐고 물었다. 처음엔 전화를 했고, 그다음부터는 메일로 연락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생각보다 메일 답장도 빨랐다. 그러나 비뇨기, 여성 질환 관련해서는 진료비 지급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을 받았다.

 

 이 이상 진전될 것 같지 않아 숙소를 나왔다. 갑자기 비가 많이 왔다가 다시 또 그쳤다. 배가 고파서 근처 맥도날드에 들어가 긴 줄을 기다려서 음식을 받았다. 포켓몬 게임 영상을 보면서 맛이 없는 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에 온 것을 후회하면서 먹은 것을 치우는데, 어떤 남자애랑 부딪혀서 사과했다. 그러더니 그 자식은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아채고는 자기 무리들과 낄낄거리며 떠들더니 나에게 HEY, GIVE ME FIVE! 라며 갑자기 돈을 요구했다. 나는 싸늘하게 짜증이 나서 대답하지 않고 노려보았다. 그러자 다시 자기 무리들과 낄낄거리며 사라졌다. 개 같은 것들.

버거는 맛이 없었다. 감자튀김은 세계 어디를 가든 같은 맛인 것 같다.

 

 숙소까지 돌아와서 화장실을 쓰고 핀쵸로 가기 위해 나왔다. 별 게 없었다. 계속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했다. 또 화장실에 가고 싶어 숙소를 돌아가는데, 보험사에서 답장 이메일이 왔다. 초진 시 기본 100유로, 추가 검사엔 60유로이며 그보다 더 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손이 떨렸다. 100유로라니..

핀쵸 전망대. 근처 공원을 걷고 걸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는 숙소에 돌아와 루마니아 병원에 대해 검색했고, 계속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다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있는 병원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보험사에 요청했다. 나는 방광염(이라고 예상하는 질환)이 계속될 것을 걱정하며 계속 보험사와 메일을 주고받다가 결국 월요일엔 루마니아로 가기로 결정했다. 나탈리로부터 루마니아는 항생제를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저녁은 혼자 나가서 그 피자집에서 먹었다. 식사만 혼자 하고 저녁 시간은 숙소 사람들이랑 어울렸다. 꽤 재미있었다. 나탈리는 미국에서 왔다. 말을 잘하고 재미있었다. 어제 새로 온 샤오윤도 편안한 사람이었다. 샤오윤은 지난 가을부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미 여행한지 일 년 이 넘은 것이다. 오늘 저녁 숙소에는 숙소 주인인 파비앙의 친구인 가브리알릿, 유럽에 사는 미국인 마이클, 중국 출신 미국인 크리스탈이 들어왔고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샤오윤과 나와 가브리알릿은 각자 나라의 정치적 상황과 경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버섯이 들어간 매콤한 피자

 

 열한 시간 넘어서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루마니아 행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핸드폰과 한참 씨름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농협카드로 비행기 결제가 되지 않았다. 일반결제 비밀번호까지 다 적고 다시 확인을 해도 화면이 그대로였다. 하나카드는 아예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며 새 창이 뜨다가 에러가 반복되었다. 그래서 눈을 비비며 데스크톱을 찾았는데 이것도 계속 브라우저가 최신이 아니라며(최신인데) 내 농협 카드를 거부했다. 이러다가 티켓을 못 사겠다 싶어 동생에게 카톡으로 부탁을 했다. 하지만 걔도 모바일만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나에겐 새벽 두 시가 넘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서 누나는 자겠다고, 컴퓨터로도 해 보고 안되면 포기하라고 말했다.

 

 매우 늦게 잤고, 오랜만에 여러 사람이랑 대화를 나누어서 즐거운 동시에 피곤함을 느꼈다. 내일은 또 어떻게 할지, 아랫배가 따끔거리는 것은 어떻게 고치나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불안하게 잠에 들었다.

 

 

호스텔 주인의 개.. 슬프게도 나에겐 관심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