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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장기/배낭여행(2018-2019)

[일기] 2018.11.27 첫 루마니아 음식, D, 스마트TV

by 해바라기 씨 2021. 9. 22.

 느즈막하게 일어나려 했지만 같은 방 사람들이 문을 열고 다니고, 미친듯이 부시럭대는 데다 대화도 해대서 생각보다 일찍 눈을 떴다. 주방에는 조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1박 9유로에 조식이라니... 조금 감동받았다. 빵과 토마토, 오이, 삶은 달걀, 버터, 잼, 치즈, 요거트가 있었다. 완벽했다.

 

 아침을 먹고 씻은 후 조금 밍기적대다가 휴게실에 있는 TV를 켰다. 어제 D가 말하길, 스마트TV라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오버워치를 하는 사람을 본 것이 생각이 나, 한참을 찾아봤지만 실패했고 결국 유튜브를 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지루해져서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밖은 조금 추웠다. 도시 부쿠레슈티는 회색 빛깔이었다. 사람들은 다들 잔뜩 껴입어서 둥글둥글하고, 길바닥에 앉은 몇 노숙자들과 갈매기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페이스트리를 파는 작은 노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수 있고, 아주 넓은 대로에 몇 없는 차들이 쌩쌩 다니는 곳...

 

 올드 타운이 유명하다길래 그쪽으로 걸어갔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12시 즈음이었고, 유럽인들은 한국보다 활동하는 시간대가 한두 시간 느리달까,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혼자만의 짐작이다) 복잡하지 않은 거리를 걸어다녔다. 나는 그렇게 어슬렁 거리다가 식사할 곳을 찾아 조금 헤매고, 구글 지도에 나온 루마니아 식당으로 들어갔다. 가격대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따뜻하고, 조용한 식당이었다. 현지 사람들이 주로 방문한다기에는 구글에 영어로 된 후기가 주로 있었지만, 어쨌든 이곳 요리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음식을 주문했다. 버섯 수프와 생선 요리였다.

 크리미한 수프에 버섯이 다져서 들어간 요리였다. 분명 수프인데 스윗 칠리 소스와 같이 제공이 되는게 생소했다. 아무래도 좀 달콤해서 이런 수프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거의 다 먹어갈 무렵, 겉에 곡물이 잔뜩 붙어 튀겨진 생선(아마 대구 같은)과 마말리가(옥수수를 갈아 찐 요리)가 같이 나왔다. 이번에도 칠리 소스가 함께였다. 그리고 와사비 같은, 양파 맛이 나는 소스도 같이 나왔다. 생선은 맛이 좋았다. 마말리가도 밥처럼 먹으니 궁합이 좋았다. 맛있게 먹었지만 입맛에 조금 짠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먹었던 것과는 다르니 만족하기로 했다.

 식사 후 밖을 좀 걸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까르푸에 잠깐 들려 먹을걸 좀 샀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길을 헤메대 찍어본 사진

 일찍 샤워를 하고 핸드폰이나 보며 놀다가 장 봐온 걸로 저녁을 대충 먹었다.

 그리고 D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D는 오늘 잠깐 온라인 면접이 있었고, 잘 마루리 했으며, 앞으로 하나 더 남은 면접이 있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까지 나와서 공부를 하다니... D는 콜롬비아 사람이다. 비행기가 싸서 루마니아로 왔고, 호스텔 시설이 좋아 만족하고 있었다. 자기는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고, 스위스에서 일도 했다고 한다. 여행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나처럼 자기도 파리 여행이 그저 그랬다며 내 경우를 이해해 주었다. 영어를 잘 해서 수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남자 휴게실로 들어가 스마트TV로 유튜브를 켜고 즐겨 보는 게임 유튜브 영상을 조금 보았다. 요즘 포켓몬 실황이 재미있어 몇 개 보는 중이다. 

숙소 휴게실 모습

 

 

+) 신발을 빨아 라디에이터에 올려 말리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