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리 홍익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아유타야 투어 일정이 있는 날이다.
두 명 이상이 아닌 경우에는 숙소 픽업 없이 직접 홍익여행사를 찾아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만나는 시간은 이곳에서 아침 7시이고, 예약할 때 보내주는 티켓을 반드시 프린트하여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항상 일곱 시에 맞춰서 직원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늘은 일곱 시 십분쯤 현지 직원이 나와서 참석자를 확인했다.
작은 미니밴에 사람을 꽉꽉 채워 출발한다.
조수석 뒤인 앞자리에 내내 앉아서 다녔다. 개이득. 아유타야까지는 2시간 정도 밴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 같이 먹는 점심 식사. 위의 세 메뉴가 같이 주어지고 개인별로 접시와 밥을 받는다.
맛있진 않았지만 너무 지치고 배고픈지라 맛있게 흡입했다. 식사가 끝나면 디저트로 파인애플과 수박이 나온다.
어둡게 나온 사진도 있는데 정말 미친 듯이 더웠다. 모자도 사 가지 않아서 얼굴이 타들어 가는 것을 그대로 느꼈다.
이렇게나 더워서 괴로웠는데, 저녁이 되니 바가지로 폭우가 쏟아져서 우스웠다.
투어가 끝나면 카오산 로드에 내려 준다.
홍익여행사 앞에 내려 주는 줄 알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알 수 없는 복잡한 거리 한가운데에 내려 주어서 잠시 어리둥절했다.
어쨌든 아유타야행 기차를 예약했기 때문에 홍익여행사를 방문해야 했다. 다행이도 오 분 안에 도착하는 거리였다.
예약한 티켓을 수령하고,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왔다.
뿌팟뽕커리를 먹어보고 싶어서 유명하다는 솜분씨푸드에 찾아가기 위해 씨얌으로 이동했다.
더 이상 걷기가 싫어서 택시를 탔는데, 차가 엄청 밀린 탓에 120밧이 나왔다.
기억 속에서는 솜분씨푸드가 분명 씨얌센터에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다시 검색해 보니 씨얌스퀘어 4층에 있는 곳이더라.
걷기가 또 귀찮아서 가볍게 패스하고 눈에 보이는 식당으로 바로 들어갔다. 홍콩 식당이었다.
오늘 식비로 쓴 돈이 물과 음료 30밧이 전부였으므로, 통 크게 메뉴를 세 개나 주문했다.
완탕 수프랑, 새우볶음밥, 삼겹살 튀김이었다.
삼겹살은 당연히 구이인 줄 알았는데 나와 보니 튀김이더라. 셋 다 맛있게 먹었다. 400밧이 넘게 나왔다...
그렇게 열심히 먹고 시얌에서 랏차테위로 가려고 밖으로 나오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정말 바가지로 비를 뿌려대는 듯했다.
택시비로 오늘 200 밧을 넘게 썼으므로 한 번 더 택시를 타면 하루치 교통비(240밧)가 초과될 게 뻔했으므로,
큰맘먹고 지하철, 도보를 병행하기로 했다.
랏차테위에서 내리자마자 내 가죽 가방을 에코백 안에 넣고, 윗부분은 비닐로 쌌다.
우산을 펴고 롱 원피스의 치마 부분을 한 손으로 움켜쥐었다.
처음 밖에 나왔을 때는 음~할만한데?라고 생각했지만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미친 듯이.
금세 온몸이 젖었고 에코백도 젖었다. 아마 그 속 가죽 가방도 젖었겠지.
속상한 마음에 파워워킹을 시작했다.
지나가면서 마주친 현지 아저씨들이 웃으면서, 또는 비웃으면서 뭐라고 내게 말을 걸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아마 성희롱이거나, 인사이거나, 자기 택시를 타라는 홍보였을 것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정신이 반쯤 나가서 엄마에게 카톡도 못 하고 바로 씻었다. 그리고 지금 이러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7시 반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 숙소에 와있는 걸 보니 이번 여행은 뭔가 지난번과는 다르다.
훨씬 여유 있고, 자유로우면서도 허술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정말로 휴가를 온 것 같다.
여행이랑 휴가는 다르지만, 이번쯤은 휴가라도 괜찮다. 고생은 한나절이면 족하다.
그러고 보니 씨얌에서 받으려던 타이마사지를 깜빡 잊었다. 다음에 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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