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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 단기/태국 방콕,치앙마이(2016)

[방콕] 다섯째 날 / 짜뚜짝 주말시장, 방콕-치앙마이 야간기차(2016.06.25)

by 해바라기 씨 2020. 5. 24.

이 날은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물론 치앙마이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계획한 일정이 있는 날은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언니와 사이좋게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왔다.

그분은 짜뚜짝 시장 MRT역 안에 위치한 지점에 가방을 맡긴다고 했고, 나는 굿데이 호스텔에 그대로 가방을 맡기고 나왔다.

 

시장에 가보는 것은 처음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짜뚜짝 시장에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까운 BTS를 타고 모칫 역에서 내렸다. 1번 출구라고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어서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거의 아홉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어서 이제야 사람들이 한두 명씩 모였고, 가게도 막 여는 참인 것으로 보였다.

 

 

 

 

 

 



언니가 사주신 수박 주스 땡모반. 한 번도 사 먹어 본 적이 없어 기쁘게 받았다. 근데 먹고 나서 계속 두통이 있어서 힘들었다.





처음 사 먹은 꼬치. 아마 이것 때문에 아팠는지도 모른다.

 

 

 

 

조금 걸어서 11시가 다 되어 가니 사람들이 슬슬 모이기 시작했다. 

날씨는 뜨거워서 땀이 삐질삐질 나고, 어디에도 에어컨은 없어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내가 산 것은 밀짚모자와 시장 가방이 전부. 다시 돌아가서 사려고 했던 귀걸이도 사지 못한 채 그대로 시장을 나와야 했다.

나오면서 구경한 각종 튀김과 음식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찌는 듯한 시장을 홀로 빠져나오고 나서도 두통은 한참 동안 가시질 않았다. 

나 혼자 나와서 정말 미안하다. 재미없어서 도망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시장을 나와 정신없이 걷다가 겨우 MRT 역을 찾았다. 위는 MRT 토큰? 같은 건데, 티켓처럼 사용한다.

기차 시간은 오후 일곱 시 반이었으므로 남은 8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MRT를 타기로 했다.

 

 

수쿰윗 역에서 내려니 큰 쇼핑센터가 있었다. 무작정 들어가 앉아 있다 보니 두통이 좀 가셨다.



그동안 못 먹은 똠얌꿍을 여기서 먹었다. 똠얌꿍과 똠얌 소스 볶음밥.
 

그곳은 알고 보니 예전에 찾아봤덨던 터미널21이었다. 그곳 푸드코트가 가성비 괜찮다고 해서 5층으로 올라갔다.

5층에는 한식, 일식, 중식 등 각종 음식점들이 입점해 있고 가운데에 푸드코트가 위치해 있다.

푸드코트는 카트에 금액을 충전하는 식으로 되어서, 미리 금액을 카드에 충전하고 푸드코트 내 각 매장에서 음식을 골라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음식 가격은 다 표시되어 있고 결제하면서 카드에 금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남은 돈은 충전했던 그곳에서 환불 가능하다.

200밧 충전하고 들어갔는데 100 밧도 못 쓰고 배부르게 나왔다. 사람도 바글바글하니 음식도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쇼핑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럴 돈도 없어서 매장을 나왔지만,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나는 너무 지쳤고, 기차 시간까지 거의 5~6시간은 뻐길 곳이 필요했다.

 

숙소로 돌아가니 카운터 직원이 기차 시간을 물어보았다. 오후 일곱 시쯤이라고 했더니, 원하면 숙소에 있다가 가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원한다면 수건을 줄 테니 샤워도 좀 하고, 2층 거실에서 dvd를 보거나 조금 쉬다 가라고까지 말했다. 

나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정말 친절하다, 고맙다를 연발하고는 바로 샤워를 했고 에어컨을 튼 채로 2층 거실에서 꿀잠을 잘 수 있었다.

 









러시아워라서 기차역까지는 안 데려다준다는 택시들 덕에 직원분이 뚝뚝을 잡아주셨다. 

태국 와서 처음 타 보는 뚝뚝. 달릴 때는 시원하지만, 서 있으면 지옥이다. 매연 지옥.

다이나믹한 운전 실력에 스릴을 느끼며 도착했다.






후알람퐁 기차역은 북적였다. 다행히도 역사 안에서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었다. 

기차역은 몇십 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덕분에 앉을 자리도 없고 더욱더 혼잡했다.






그새 또 배가 꺼져서 역 안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곳도 푸트코트처럼 되어 있어서, 한쪽에 있는 직원에게 20밧, 10바트짜리 티켓을 구매해 각 코너로 가서 제시하는 방식으로 주문한다.

나는 닭고기와 감자 요리에 달걀 프라이를 추가해서 먹었다. 이렇게 해서 35밧. 덜 매운 커리 닭볶음탕 같은 익숙한 맛이다.



 

좋았던 점은 샤워를 미리 해서 역사 안에 있는 샤워실은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쾌적한 기분으로 잠시 기다렸다가 거의 출발 40분 전에 일찍 기차를 타러 나갔다.





시간이 되면 각 레일에 이렇게 시간과 번호가 뜨는데, 잘 모르겠다면 가지고 있는 티켓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몇 번에서 타면 되느냐고 물어보면 된다. 내가 물어봤을 땐 어디서, 몇 시부터 탈 수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다.






열차는 대충 이렇게 생겼다. 안팎으로 깨끗한 편이다. 





복도는 이렇게 생김! 복도를 중심으로 양옆에 객실이 위치한 게 아니라 한쪽으로만 침대가 있다. 

저 커튼을 치면 자기 침대를 완벽하게 두를 수 있어서 밤에는 어느 정도 자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아래 칸 두 자리는 이렇게 생겼고, 위 칸 자리는 이미 시트 등의 잠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잘 시간이 되기 전에 직원이 와서 베개와 베개 시트, 바닥 시트, 담요를 주고 간다.



원래는 다른 좌석이었다가 대가족이 여행 온 서양 아줌마가 티켓을 바꿔 주겠냐고 해서 다른 객차 아래 칸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내 위에는 그 가족의 아버지 되시는 아저씨랑, 앞에는 폴란드 남자, 그 위에는 일본 남자가 들어왔다. 

폴란드 사람과 일본 사람도 나처럼 티켓을 바꾸어서 이리로 온 사람이었다. 아이들만 두는 것이 걱정돼서 그랬다지만 안 바꿔도 가족끼리 있을 수 있었을 듯한데....

 

아무튼 그렇게 바꾸었기 때문에, 두 사람과 만나게 되어 저녁때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간단한 자기소개랑, 태국 온 후 느낀 것, 본 것.... 약간 까는(?) 경향도 있었지만 다들 긍정적인 듯했다.

 

일본 남자는 뭔가 말하고 싶은데 영어가 안돼서 조금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래서 그 사람이 일본어로 말하면 내가 영어로 전해주는 식으로 이야기가 잠시 오갔다.

길게 할 얘기도 딱히 없었고 그만큼 재미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므로, 열 시가 좀 넘어가자 다들 잠이 들었다.









 

일단 쿠션을 깔고 나면 이렇게나 아늑하다.

기차 특유의 추쿵거리는 느낌이 나를 설레게 했다. 물론 그 흔들림 때문에 잠드는 건 조금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