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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 단기/일본(2015)

[도쿄] 셋째 날 / 아사쿠사와 멘치카츠, 점심 장어덮밥 우나테츠(2015.02.14)

by 해바라기 씨 2020. 5. 22.

 

 

 

 

여행 3일차, 슬슬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했지만, 겨우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겼다.

 

이 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었으므로, 지금까지 쓰던 수건과 침대 시트, 베개 시트를 모두 모아 수거함에 놓고

대충 꺼내놨던 짐들도 캐리어에 다시 담아두었다. 

캐리어는 점심 이후에 가지고 가기 위해 1층 카운터 옆 짐 보관 장소에 두고 숙소를 나왔다.

 

 

 

일본 여행 내내 날씨가 좋았다. 

 

오전 일정은 아사쿠사에 천천히 다녀온 뒤 이른 점심을 먹는 것이었다. 

 

 

 



이 다리는 스미다 강을 가로지르는 곳이다. 아침저녁으로 몇 번씩 왔다 갔다 했던 곳. 




스미다 강.







지하철로 아사쿠사 역에 도착했다. 

아사쿠사는 특히 사람이 항상 붐벼서 사람들 가는 곳만 잘 따라가도 길을 잃지는 않는다.




긴자 라인의 아사쿠사 역 5번 출구에서 나오거나 아사쿠사선 아사쿠사 역 A3 출구에서 나와도 좋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에 앙상 있는 각종 상점들. 

어묵이나 경단 같은 것도 팔고, 자잘한 기념품들도 많지만, 가난한 나는 어느 것도 사 본 적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효과를 주고 찍어 봤다. 하늘이 참 예쁘게 나온 사진.






아사쿠사를 나오면서 찍은 사진.

 







아사쿠사에서 빠져나와 근처 아침 골목을 한참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멘치카츠 가게.

 

하도 길을 잘 못 찾아서 굳이 찾아가는 건 포기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만나서 더 반가웠다.

 

마침 아침도 못 먹고 허기졌던 찰나, 잘 됐다 싶어 얼른 들어갔다.







초점이 맞지 않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저 노란 소스가 허니 머스터드 소스인 줄 알았는데 그냥 머스터드였다. 그냥 겨자 소스...

 

한 입 먹고 눈물을 흘릴 만 한 맛이다.










아침이라고 생각하고 한 개 더 샀다. 가격은 180엔이었는데 아침으로 360엔이면 잘 먹은 듯싶다.

 

겉은 정말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많아서 정말 맛있다. 그래도 두 개부터는 느끼해서 소스를 조금씩 뿌려먹어야 더 맛있더라.






 




한 손에 군것질거리를 들고 우물거리면서 아사쿠사 주변 골목을 한참 헤매다가 도토루 커피 가게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들어와서 커피를 한 잔 시키고 찻잔을 든 상태로 아슬아슬하게 2층으로 올라왔다. 다들 날 쳐다보던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주머니를 뒤적거리니까 카오산 닌자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하면서 받은 게 나온다. 

표창 모양 종이접기랑, 작은 종이 안에는 사탕 두 개가 있었다. 싸구려 같아 보이지만 저 사탕, 어마어마하게 맛있다.

 

 

 

아직 여행 셋째 날이라서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틀 동안이 식사 때 빼고 종일 걷기만 했던 날들이라 아침부터 많이 지쳐 있었다.

게다가 하루에 몇 번씩 헤매는 일이 있어서 더더욱 그런 듯했다.

 

위의 사진을 찍었을 때는 오전 10시쯤 되었는데,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먹은 게 멘치카츠와 커피라서 나는 한참 허기가 졌다. 그래서 카페에서 한참 앉아있다가, 커피를 반쯤 마시고 또 팔을 베고 엎드려 있다가 하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언제까지 돈에 쩔쩔매며 허술하게 먹을 수는 없는 법.

 

 

 

 

지금껏 저렴한 식사만 해왔던 이유는, 바로 이 날 점심 메뉴 때문이었다.

이틀에 한 번 정도 비싸고 맛있는 걸 먹기로 했기 때문에 여행 전에 미리 알아봐 둔 장어 가게, 우나테츠였다.

 

다른 음식보다 훨씬 비싸지만, 장어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우나테츠를 찾기 위해 한 시간이 넘도록 헤맸다.




처음에는 블로그를 보고 찾아갔었는데, 제대로 써 놓은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엿 먹이려고 써놓은 건지 도통 찾지를 못 해서 결국 구글 지도로 검색을 해봤지만 자꾸 그 근처만 맴돌게 해서 거의 포기해 갈 무렵, 지쳐서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했다.

 

사람들은 꽉 찼지만 생각보다 많이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10분 정도 혼자 밖의 대기석에 앉아 있다가 들어갈 수 있었다.







장어덮밥.

 

먹는 건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냥 장어와 밥이랑 먹거나 장어에 고추냉이, 파를 얹어서 먹거나 오차즈케처럼 자를 부어 먹는 방법이 있다. 세 가지 모두 메뉴판에 잘 설명되어 있다.





 

음식은 내 입에는 좀 짰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장어도 한 사람이 먹기에 약간 양이 많을 정도였고.

 

 

 

하지만 운이 없게도 내 자리 바로 옆에 나이 많이 할아버지가(금연 식당이 아니었나 보다)) 그 자리에서 담배를 5개비 이상 피워서 질식해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앉았을 때는 무슨 회를 주문해서 몇 점 남아 있었는데, 회 한 점에 술 한 잔, 담배 한 개비씩 하고 있더라. 

 

처음에는 너무 숨쉬기가 불편해서 자꾸 종업원을 쳐다보았지만 금연석이 아닌지, 별로 신경 쓰지 않길래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는 대놓고 물수건을 코에 대고 있었다.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흡연할 수 있는 식당이라면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기에 맛있게 먹고 얼른 자리를 떴다.

 

하지만 외투에 밴 담배 냄새와 숯불 냄새는 며칠 동안 남아 있어서 가끔 내 짜증을 돋우곤 했다. 

 

 

 

 

식사를 마치고 게스트하우스로 짐을 찾으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