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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 단기/대만(2013)

[타이페이] 셋째 날 / 중정기념당, 무료했던 융캉제, 사랑하는 야시장(2013.12.28)

by 해바라기 씨 2020. 5. 22.

평소보다 더 여유롭게 숙소를 나섰다.

 

 

오전 10시가 지났는데도 대만 시내 한복판의 뒷골목은 여전히 조용하다.

 






중정기념당으로 가기 전 지하철역에 있는 스시 가게에서 아점을 먹었다. 

거의 모든 스시에 들어있었던 짠맛이 나는 톱밥...(난 아직도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억지로 밥을 우겨넣고 이동했다.







중정기념당은 대만의 초대통령 장제스를 기리는 전당이다. 

1974년 장개석총통이 서거하자 대만과 세계 각지의 화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아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 건립하였다. '중정'은 장제스의 호이다.

 

MRT를 이용하여 중정지넨당(中正紀念堂) 5번 출구로 나오면 정문으로 갈 수 있다.

 






정문을 동과하면 넓은 광장 같은 곳이 나온다. 
기념당을 제외하고도 건물이 여러 개 있는데 이곳은 강당이나 공연장 등으로 쓰이는 듯했다.

아래와 같은 건물이 정확히 어떤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건물 앞아서 십대로 보이는 학생들이 연극 연습을 하고 있었다.

 

대만은 넓은 공공장소라면 어디든 연극이나 춤, 노래 등 공연연습을 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하철 역에서도 본 적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계단 수는 장제스가 89세까지 살았던 것을 착안하여 89개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근위병 교대식이 정시에 매 시각마다 이루어진다. 

딱히 독특한 행사는 아니지만 매 시간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날씨가 흐렸던 대만 셋째 날.

 

 

 

 

 

 

중정기념당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융캉제로 이동했다.

 

중정기념당 대충문(大忠門)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직진하면 사거리에 보이는 신호등을 건넌다. 계속 직진하다 보면 나오는 사거리를 한번 더 건너고, 조금만 더 직진하면 동먼(東門, Dongmen, 똥먼짠) 역이 나온다. 여기서 한 골목만 지나면 융캉제 거리이다.

 

융캉제 거리는 먹거리와 볼거리로 유명한 곳인데, 사실 뭐가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갔을때 구경할 게 딱히 없어서, 딘다이펑 본점과 망고빙수 가게에 갔다 온다는 점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딘다이펑 본점 앞이다. 딘다이펑은 전세계에 지점을 둔 글로벌 체인점으로, 세계 10대 음식점중 하나라고 한다. 

동먼역 5번출구로 나와서 조금 직진하면 있다. 

가격은 내 기준에서 싸지 않다. 넉넉하게 잡으면 1인 2만원 정도 들 것 같다.

 

이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벼서 미리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한다. 

문 앞에서 얼쩡거리다 보면 직원이 번호표를 주고 미리 주문을 받기 때문에 어느정도 메뉴를 알아가면 좋다. 

앞에서 사진이 딸린 메뉴판을 물론 얻을 수도 있다.

 

번호표를 받고 나니 대기시간만 1시간이 훨씬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번호표를 받고 북적거리는 가게 앞을 빠져나왔다.

 




큰길을 걷다 보면 파인애플 파이 가게를 잔뜩 볼 수 있다. 

대만의 특산품 같은 것인데, 그 특성상 어느 가게를 가도 가격이 비슷하게 비싸다. 

 

 

어차피 선물을 사가야 했기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니 점원이 파이와 차를 내어 주었다.

 

달달한 과자와 따뜻한 차는 잠 잘 어울린다.




파이는 달기만 할 뿐이라 부모님께 드릴 우롱차만 한 팩 샀다. 

알고 보니 티백 형식이어서 선물로 드리고 내가 다 먹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설렁설렁 걸으면서 시간을 보내도 대기시간이 한참 남길래 근처 공원으로 갔다. 

대만이 타피오카 알갱이다 들어 있는 버블티(버블+밀크티)가 유명하대서 하나 사서 친구랑 나눠먹었는데, 몇 번 먹고 친구 다 줬다. 







버블티까지 잔뜩 먹고서야 대기시간이 다 되어 딘다이펑으로 갔다. 미리 주문해둬서 그런지 음식도 굉장히 빨리 나오고 그래서 테이블 회전도 빠르다. 유명한 식당치고는 테이블도 작고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서비스는 좋았다.

 

친절하게도 샤오룽바오를 먹는 방법이 한국어로 자세하게 쓰여 있다.  



조명 때문에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참 맛있었다. 그래도 전날의 지질공원에서 먹었던 음식만 못 하다.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유명하다는 망고 빙수 스무시로 갔다. 물론 또 먹었다.

우리는 돈을 주고 감기를 얻어 왔다.(참고로 12월이다) 



망고 빙수까지 먹고 타이페이 101빌딩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LOVE 앞에서 남들이 다들 그렇듯 사진을 한 번씩 찍고, 빌딩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솔직히 시내 쇼핑은 내 타입이 아니다.

 

대충 둘러보다가 셋째 날의 하이라이트, 스린 야시장으로 이동했다.

 

 

 

 

타이베이 시내에는 크고 작은 야시장이 지역별로 성행하고 있는데, 스린 야시장은 그 중에서 가장 크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온갖 노점 즐비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한다. 이곳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훨씬 많은 곳이기도 하다.

 

스린 야시장은 '스린(士林)'역 전에 '지엔탄(젠탄, Jiantan-Red Line)' 역 1번 출구에 위치한다. 사실 1번 출구에서 나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떠밀려 가고, 가다 보면 금방 시장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북적거리는 많은 관광지들 중에서 야시장만 한 곳이 있을까? 

 

시장 특성상 북적거려야 제맛이고, 북적거리는 만큼 근사한 노점상들도 넘친다.

 

 

 

 

지파이도 그것들 중 하나다.








지파이는 시장에서 유명한 닭튀김인데, 하나에 55NTD밖에 하지 않는다. 한화로 약 2100원이다. 

얼굴 크기보다 훨신 큰 닭튀김에 대만 특유의 향이 나는 후추?향신료? 가루를 뿌려서 준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항상 줄이 서 있다.

줄 서서 기다리면 직원이 닭튀김을 살 개수만큼 작은 봉지를 나누어 주는데, 사람들은 받은 봉지를 들고 기다렸다가 닭이 다 튀겨지면 갖고 있는 봉지 수만큼 돈을 내고 봉지 개수대로 튀김을 사 간다. 

 

그날 야시장 구석에 있는 지저분한 화단에 앉아서, 가랑비를 맞으며 지파이를 먹었다. 꿀맛이었다.






시장 곳곳에는 종이 뜰채로 금붕어 잡기, 인형 맞추기 등 자잘한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지하까지 음식점을 다 돌아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그냥 노점상에서 배를 채우자는 것이었다. 

물론 현명한 선택이었다.

 

한 손에는 무언가 먹을 것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잡다한 물건을 산 봉지를 들고 시장을 구경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래도 시장통에서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맛있는 대왕오징어 튀김

 

 

 




 

발이 아파서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구경하고 나서, 망고와 수박을 조금 사 갔다. 

좀 썰어서 달라고 하면 알아서 한입 크기로 잘라 주더라. 덤으로 못생긴 방울토마토도 몇 개 받았는데 맛은 없었다.

 

숙소에 와서 마지막 야식으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