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밥을 먹고 함께 출발했다. 안개가 미친 듯이 껴있었다. 계속 불평 반 설렘 반으로 이동했다. 내려서 커피를 한잔하고 여러 이야기를 했다. 언니들이 참 편안해서 좋았다. 낯가리는 내 성격도 티가 덜 났다.
베르사유의 첫 모습이 보였을 때 우리는 다 같이 웃었다. 안개가 자욱해서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다느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웃었다.
사람이 생각보다는 없었다. 내부를 둘러보는데도 한참이 걸렸고, 서로 사진을 엄청 찍어주었다. 언니가 자꾸 권해서 처음엔 귀찮았는데 나중에 가서는 감사했다.
내부를 다 보고 나니 두 시가 되었다. 이제는 정원을 둘러보려고 여자들끼리 트램을 탔다. 8유로라서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나중엔 정말 잘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이 너무 넓었고 날씨도 아침보다도 더 추워져서 절대 걸어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건물 두 개만 보고 사진도 찍은 후 우리는 정말 지쳐버렸다. 그냥 트램을 쭉 타고 메인에서 사진을 찍은 후 베르사유를 나왔다.
점심도 안 먹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배가 고팠다.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고 맛도 좋았다. 물론 따뜻한 건 뭐든 맛있었을 것이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 후, 또 반신반의하다가 숙소 스텝 L 씨를 따라 무료 야경 산책을 나왔다. 처음엔 피곤해서 가지 않기로 E 언니랑 둘이서 속닥속닥하다가, 막상 8시가 되어 혼자 있으려니 쓸쓸하기도 하고 언니가 같이 가자고 살살 꼬셔서 결국 나가기로 했다. L 씨는 일일 가이드였다. 귀여웠다. 어쨌든 다 같이 나오니까 좋았다. 낮에 추위에 호되게 당해서 단단히 껴입었더니 산책하기 딱 좋았다.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고 크게 웃기도 했다. 북적이는 기분을 느꼈다. 반짝이는 건물들도 아름다웠다. 걸으면서 농담도 하고, 사진도 서로 찍어주어서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나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다.
루브르 박물관도 야간 조명을 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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