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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장기/배낭여행(2018-2019)

[일기] 2018.11.09 잠깐의 비, 빨래방, 메뉴 델 디아

by 해바라기 씨 2020. 5. 26.

오늘은 아무것도 안 했다!^^ 뿌듯... 바깥에서 요란하게 빗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강해서 엄청 오는 줄 알았는데, 열심히 오는 건 맞았지만 오후가 되니 멎었다. 아침으로 남은 밥과 볶음밥을 먹었다. 남은 계란과 아스파라거스도 먹어치웠다. 남은 건 다 공용 쪽에 두고 가도 될 것 같은데, 쌀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좀 아깝다. 갖고 가야겠지?

귀찮기도 하고 다시 비가 오길래 오전엔 다시 누웠다가, 그칠 것 같지 않아 빨래를 전부 그러모아 어제 봐뒀던 빨래방에 갈 채비를 했다. 막 일어나려는데 엄마한테서 보이스톡이 왔다. 김장하러 와수리에 와 있다고 했다.

빨래방에는 사람이 한두 명 있었다. 직원인 것 같은 할머니는 내가 알아듣지 못해도 열심히 사용법을 말해줬다. 건조까지 다 끝나니 40분 정도 걸렸다. 10유로나 냈다. 너무 아깝다... 거의 다 말라서 나왔는데 니트 하나는 아직 축축하고 후드는 머리 부분이 덜 말랐다. 널어놓고 내일 바로 입어야겠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빨래를 개며 짐을 대부분 정리했다. 내일 바로 입을 옷을 내놓고, 가방도 다시 뒤지고, 파우치에 옷을 정리해 담아서 내일 가방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두었다.

 

여기 생활이 딱 일상이 될 즈음 떠난다.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씻고, 정리하고, 뭘 적다가 자거나 뭘 먹고 일찍 뻗어버리는 게 몸에 익다 싶으니 떠난다. 런던에서는 4박만 할 예정이다 보니 옷을 하나만 입고 다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짐도 막 헤치기 귀찮다. 머리도 깜빡깜빡해서 안 들고 나온 것들이 나중에서야 생각이 나는 바람에 몇 번이나 방문을 열었다 닫았는지... 뭐 잊은 게 없는지 침대 앞에서 멍 때리(사실 생각하는 거임)다가 또 까먹고...ㅎㅎㅎ

 

정리가 끝나고 Palermo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빠에야를 먹어보려고 했는데 2인분만 만든대서.. 메뉴 델 디아와 오징어튀김을 주문했다. 먼저 스타터 샐러드와 오징어가 나왔다. 사장님 이렇게 양이 많다고는 말 안 하셨잖아요... 엄청 많아서 다 먹으니 메인 전에 이미 배가 불렀다. 메인은 추천해 주는 대로 먹겠다고 했더니 엄청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 양고기? 가 나왔다. 엄청 큰 뼈에 살이 붙었는데 부드럽다 못해 흐드러졌다. 라구 같은 느낌도 나고. 우리나라 갈비찜의 더 부드러운 버전이었는데 은근히 느끼했다. 소스는 짭짤했고 같이 나온 감자가 맛있었다. 이 동네 감자는 종이 다른가, 한국 것보다 맛있다. 후식은 치즈 케이크를 주문해서 먹었고 그저 그랬다. 배부른데 먹지 말았어야 했다.

오징어랑 샐러드 양이 이렇게 많을 줄은 정말 몰랐어 정말이야

이건 그저 그랬음

그냥 커피 마실걸ㅠ

집에 와서 씻고 내일 떠날 준비를 했다. 라이언에어는 거지 같다. 보딩패스를 프린트해서 카운터에 비자체크 도장도 받아야 된다는 걸 몰랐다. 프린트를 안 했으면 50유로를 더 낼 뻔했다. 어떻게 탑승권 종이를 아낄 생각을 해?

그리고 숙소 등 이것저것 다시 체크를 했다. 시간이 많아서 이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