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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장기/배낭여행(2018-2019)

[일기] 2018.11.04 급똥

by 해바라기 씨 2020. 5. 25.

이른 아침 숙소 베란다는 춥지만 내 감성은☆ 아니야☆

지금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가는 도중 들린 카페에 와 있다. 오믈렛과 따뜻한 우유를 주문했다. 9.20 유로가 나왔다.

소금 광산

방금 우유가 나왔는데 거품이 많다. 맥주인 줄. 달달한 맛이 난다.

 

방금 오믈렛을 다 먹었다. 엄청 짜다. 다 먹고 보니 소금이 후두두둑 뿌려져 있었다. 빼 달라고 할걸... 그것만 아니었으면 양도 많고 완벽했을 한 끼였다. 바삭한 빵에 올리브오일, 토마토가 발라져 나왔다. 이건 정말 맛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권은 매진이 되어 인터넷으로 내일 오후 표를 예약해야 했다.

다시 만난 사그라다 파밀리아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내일 입장권을 예매한 후 구엘 공원으로 이동했다. 구글 지도로 검색해서 처음으로 버스를 타 봤다. 어렵지 않았다. 기사도 참 친절했다. 현금으로 냈다고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그러나 구엘공원 또한 유료 입장은 매진이어서 공원 내 무료 공간만 열심히 걸었다. 굳이 다시 가지는 않을 예정이다.

거의 한두 시간을 꼬박 공원에서 걷고 나왔는데 예고 없이 급똥이 왔다. 죽을 것 같았다. 무작정 걸으며 화장실을 찾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얼굴이 노래질 무렵 예배당 한곳을 발견하여 수녀님에게 화장실이 어디인지 물었다. 들렸다가 화장실만 쓰고 나가는 관광객이 달갑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알려 주었다. 덕분에 화장실을 쓰고 개운하게 나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세상이 밝아 보였다. 할렐루야 신을 믿어도 될 것 같아. 그도 그럴 것이 막 화장실을 나왔을 무렵부터 약간 흐리던 하늘이 개고 해가 보였다.

아빠가 취했는지 엄마 카톡으로 보이스톡이 왔었다. 데이터 한정 유심이라 항상 인터넷을 켜 둘 수가 없어 보지 못했다. 내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겨우 이틀 째인데. 마음은 알지만 술 마시고는 연락 안 했으면 좋겠다.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왔다. 핸드폰이 방향을 제대로 못 잡는지, 거지 같은 구글 지도 때문에 오히려 숙소에서 멀어지다가 겨우 돌아왔다. 이 주변은 다 거기가 거기 같아서 길 찾는데 애를 먹을 것 같다.

들어가기 전 숙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타파스 두 접시와 빵, 스파클링 와인, 맥주를 먹었다. 다 먹어도 18유로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은 돈을 많이 쓴 편이다. 근처 마트에서 며칠 먹을 식료품을 사고 숙소로 들어갔다.

 

해가 좋아서 색으로 가득 찼다

매일 한 잔씩 먹어야 하는 맥주

하루 더 묵을 방값을 내고 숙소를 연장했는데 14.75유로밖에 내지 않았다. 부킹닷컴에서 잡은 것보다 쌌다. 기분이 좋긴 한데, 아마 이것저것 고려해서 매일 방값이 달라지나 보다. 내일은 엄마한테 내 컴퓨터에 있는 엑셀 예산 파일을 보내달라고 할 예정이다.

자주 설사를 한다. 그냥 물갈이었으면 좋겠다. 화장실도 잘 없는 동네인데... 급똥은 배가 아프지도 않다가 바로 엉덩이로 신호가 와서 문제다. 방심하면 정말 지릴지도 몰라.

시차 적응하려고 일부러 졸린데 버티는 중이다. 지금 자면 분명 3시에는 일어나겠지. 최대한 버티다가 11시 넘어서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