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 단기/태국 방콕,치앙마이(2018)

둘째 날 / 카오산 로드 홍익여행사에서 티켓 받아오기, 아시아티크(2018.02.19)

by 해바라기 씨 2020. 5. 24.

 

 

20일에는 쿠킹 클래스 예약이 있고 그 다음날에는 투어 일정이 있어서, 금방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유명한 사원이나 관광지는 이 날 모아서 가기로 얘기가 되어 있었다. 딱히 예약된 건 없던 날이라서 적당히 일찍 일어나 움직여도 상관없는 날이었다. 

우리는 느지막이 일어나 나와 친구 E양과 둘이서 아침을 1층 카페에서 사 먹고,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카오산 로드 부근에 있는 홍익여행사에 먼저 가서 예약해 둔 기차표를 수령하기 위해서였다. 택시는 다행히 미터기를 켜는 차로 잡을 수 있었다. 미터 있는 택시를 찾는 게 어찌나 힘든지, 여행하는 동안 몇 보지 못했다. 

택시가 매우 애매한 곳에 내려주어서 조금 헤매고 여행사를 찾았다. 친절하신 분이 익숙하게 기차표를 찾아 주었다. 우리는 근처 사원을 대충 둘러보고 정처 없이 걸었다.

 

사원을 둘러보면서도 이게 다인가..? 싶을 때가 많다. 그냥 걷다 보면 막다른 곳으로 들어오거나 여기가 어딘지 모를 주택가로 들어갈 때가 많다. 여기는 차나송크람 뒤편 골목이다. 

더운 날씨에 너무 지쳐 버렸다. 카오산 로드에 즐비한 식당들은 가격 대비 퀄리티가 최악이기로 유명한데도 우리는 그냥 여기서 밥을 먹기로 했다. 에어컨이 있는 곳을 찾다가 포기했다. 파인애플 주스에서는 오줌 맛이 났고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없는 팟타이와 볶음밥이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길 한복판에서 어디까지 걸어 가네 택시를 타네 보트를 타네 고민하고 보이는 뚝뚝 기사들에게 길을 물어가면서 온갖 어그로를 끌다가 그냥 왕궁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왕궁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큰 길로 들어서고 나니 왕궁이 바로 보여서 구글 지도를 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왕궁에 도착하고 나니 사람이 너어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여행책에서는 분명히 왕궁 내부에서 긴 바지와 윗옷을 빌려 준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안 되는 가격이지만 밖에서 돈 주고 못생긴 바지를 사는 게 너무 억울해진 우리는 그냥 왕궁을 다음번에 오기로 했다. 날씨도 덥고 사람도 많아서 반나절 만에 지쳐버린 우리는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기로 했다.

택시를 잡는 것도 일이었다. 방콕은 세계에서 차가 막히기로 제일 유명한 곳 중 하나다. 방콕 시내는 점심때부터 트래픽 잼이 아닌 곳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택시기사들은 막힐 때 절대 미터기를 켜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100밧, 50밧 단위로 흥정을 시도한다. 특히나 왕궁같이 사람이 극도로 몰리는 관광지에서는 미터기를 켜서 양심적으로 가는 택시를 찾을 수가 없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기사들은 택시 10분 거리를 일단 300밧부터 부르고 시작한다. 미터기를 켜면 많아야 70밧으로 충분한 거리를 말이다. 뚝뚝은 400밧도 부르더라.
땡볕에서 택시 승차장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값을 깎아보려 노력했지만 우리 외에 다른 사람들은 전부 비싼 값에 그냥 타고 가서 그런가. 기사들은 내 "미터 온 플리즈~"를 듣자마자 창문을 닫아버린다. 택시를 몇 대 보내고 겨우 200밧으로 합의를 본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한참을 쉬었다. 더운 날씨는 사람을 가만히 있어도 지치게 한다. 해가 지기 시작할 때 겨우 나와 아시아티크로 이동하기로 했다.

 

방콕의 지상철 노선도는 서울처럼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도시 구석구석까지 도달하지는 않는다. 가격도 태국 물가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사람이 셋 이상이면 웬만한 곳은 택시를 타는 게 훨씬 이득인 경우가 많지만, 차가 많이 막힐 때는 BTS 만한 것도 없다.
위 사진 왼쪽에 보이는 노선도에 해당 역까지 가는데 필요한 요금이 다 적혀 있으니 티켓의 'select fare'에서 요금을 선택하고 돈을 내면 된다. 동전으로만 지불할 수 있으니 잔돈이 없으면 인포메이션에서 잔돈으로 바꾸거나 '~밧짜리 티켓 ~장 주세요'라고 하면 바로 발행해 준다.

아주 가아끔 티켓 넣고 나오는 곳에서 가방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매우 드물다. 그냥 간단히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아시아틱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쇼핑 섬? 같은 곳이다. BTS를 타고 BTS싸판딱씬에서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면 선착장이 보인다. 빨간색 간판 방향으로 가면 아시아티크를 왕복하는 무료 수상버스를 탈 수 있다. 줄기 길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배차 간격이 짧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들어간다. 인원수를 맞추어 탑승시키니 막무가내로 끼워 태우는 건 아닌 것 같다.

끈적거리지만 시원한 바람

아시아티크 입구에는 예쁜 조명의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금방 또 배가 고파졌다. 여행하면서 배꼽시계가 맞는 사람과 다니면 참 좋다. 뭔가 먹자거나 식사시간을 맞추려고 눈치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몇 번 돌아다니다가 가격이 다들 비슷해서, 적당한 곳에 들어갔다.

어느 식당에 가도 닭 날개 튀김은 실패하지 않는다. 타마린 소스와 함께 나왔다. 태국에서 먹을 게 없다면 볶음밥과 닭 날개 튀김을 추천한다.

이건 맛이 없었다. 그린 커리.

언제나 평타는 치는 볶음밥. 싱거우면 피쉬소스를 뿌려 먹고, 질리면 라임도 뿌려 먹고.



돌아오는 보트도 금방 타고 왔다. 태국은 나에겐 참 편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