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 2020. 5. 25. 21:40

비행기에서 쓰는 일기.

(친구가 내가 가방을 맨 모습이 콩벌레 같다고 했다)

 

 

친구들이 배웅을 해줬다. J양과도 즐겁게 지내다 갔다. 벌써 영화를 하나 봤고, 빅뱅이론 두 편을 보았다. 서울역 터미널에서는 유럽에서 나오는 티켓이 없으면 입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겁을 줘서 부다페스트에서 상하이로 가는 1월 1일 비행기를 예약했다. 경유 시간은 거의 5시간 정도였다. 근데 지금 보니 모스크바 D 터미널에서 내려서 재출발은 F 터미널에서 하는 티켓이었다. 괜찮은 건가? 내리자마자 알아봐야겠다. 아무튼 급히 이 티켓을 프린트한 것으로 서울역에서 적은 서약서를 폐기시켰다. 서울역에서 출국심사는 안 하고 왔는데, 게이트에서 수속이 안 됐다느니 말을 잘못해서(아니, 티켓 발권이 됐는데 수속은 안 된 게 가능한가?) 날 식은땀 나게 만들었다.

 

직통열차를 타자마자 긴장된 마음으로 급하게 헝가리-(모스크바 경유)-상하이 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여길 이용하려고 직통열차를 탔는데. 도심공항 터미널에서 미리 체크한 게 없어서 이용하지 못했다. 결국 일반 게이트 이용함.

출국심사 후 한참 시간이 남아 밥도 먹고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는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널브러져도 된다.

오랜만에 타 보는 대한항공 국제선

난 항상 짐이 많아

밥을 먹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밥을 시켰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먹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일반 게이트로 가니 문제는 없었다. 지금은 좌석 오디오로 악뮤 앨범을 통째로 듣는 중이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많다. 매일 저가 항공을 타다가 대한항공을 타니 앞뒤로 좌석이 넓고, 주는 것도 많고... 편하다. 낮 시간이라 잠도 안 온다. 옆자리 커플은 예의 바르다. 약한 방광 때문에 내가 화장실을 자주 가서 스스로 불편할 뿐이다.

진짜 다 막아버리고 싶었던 방문. 빛이 계속 들어오고 열때마다 소리가 커서 잠에서 깬다

숙소는 깨끗했다. 침대가 좀... 그저 그렇고 아래쪽 1층 침대라 일어나 앉으면 머리가 닿아서 목에 담이 올 것 같다. 숙소 찾는데도 한참 걸렸다. 근처까지 꽤 걷고, 긴장을 엄청 한 상태에서 같은 자리를 뱅뱅 돌았다. 어두워져서 주변을 인식하기가 힘이 들었다. 허튼 곳의 벨을 누르기도 했다... 후. 리셉션 직원들은 친절하다. 옆방엔 한국인 여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소리만 들었다.

새벽엔 몇 번씩 깨서 화장실에 갔다. 아직 혓바늘은 낫지 않았다.